과거 금융 시장의 혼란 속에서 투자자들의 최후 보루 역할을 했던 금이 최근 시장 매도세를 오히려 심화시키는 고베타(High Beta, 시장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 자산으로 변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이자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로빈 브룩스(Robin Brook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금은 전통적으로 다른 자산 가격이 폭락할 때 가치를 지키는 안전자산(Safe Haven)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6주간의 흐름은 이와 정반대였다”고 밝혔다.
브룩스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6주간의 전쟁 및 시장 충격 기간 동안 금값은 약 10%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1% 미만의 하락세를 보인 S&P 500 지수보다 훨씬 큰 폭의 하락이다. 그는 “시장 충격 시 주요 지수보다 더 크게 떨어진다면 이는 더 이상 위험 회피(Hedge) 수단이 아니며, 오히려 매도세를 증폭시키는 변동성 자산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금값의 이례적인 행보에 대해 브룩스 연구원은 두 가지 주요 이론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신흥 시장(EM, Emerging Markets) 중앙은행들의 금 매도 가능성이다. 실제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금 보유량을 128톤(t) 가량 줄인 바 있다. 다만 그는 “터키는 달러 페그제(Peg, 자국 통화 가치를 달러 등 특정 통화에 고정하는 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두 번째이자 보다 설득력 있는 원인으로 브룩스 연구원은 ‘투기적 매수세의 유입’을 꼽았다. 지난 1년간 금값이 급등하면서 화폐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가치 절하 거래(Debasement Trade)’ 목적의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었으며, 이들이 악재 발생 시 민감하게 반응하며 금을 투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룩스 연구원은 “2025년 8월 22일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Fed)의 완화적 통화 정책이 예고되면서 화폐 가치 하락을 겨냥한 투자 전략이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값은 2026년 1월 28일 고점을 찍을 당시 전년 대비 약 **10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브룩스 연구원은 “금의 안전자산 지위가 영원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단기 투기 세력에 의해 성격이 ‘오염’된 상태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금은 비트코인이나 다른 귀금속처럼 경기 순환적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으며, 위험 자산이 하락할 때 함께 추락하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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