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주가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메모리 반도체 주기의 소멸론에 대한 논쟁이 재개됐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기업의 과점 체제, 인공지능(AI) 산업 폭발에 따른 강력한 수요, 장기 공급 계약 체결 등을 근거로 주기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와 구조적 요인을 고려할 때 주기가 소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메모리 반도체 주기는 급격한 수요 변화와 실제 설비 증설 간 시차로 인해 발생한다.
수요는 수개월 내 급변할 수 있지만, 반도체 공장 건설 및 양산까지는 수년이 소요돼 공급과 수요의 정밀한 매칭이 어렵다.
일부에서는 기업들의 자발적 감산을 통한 주기 완화를 기대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설비 증설 자제 담합은 주요국 반독점법 위반 대상이며, 과거 미국 사법부가 DRAM 가격 담합 기업 및 임직원을 엄벌한 사례가 존재한다.
법적 규제가 없더라도 개별 기업은 고유가 상황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한 증설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이와 더불어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과 설비 확충 시도는 기존 기업의 공급 제한 전략을 무력화한다.
결국 높은 이윤 자체가 신규 공급을 유발하는 신호로 작용하는 한, 기술 발전과 제품 진화가 주기의 형태를 바꿀 수는 있어도 시장 법칙 자체를 바꿀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