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10만 위안 시대 안착, AI 수요가 견인하는 가치 재평가

최근 국제 구리 가격이 톤당 10만 위안(약 1,880만 원) 선을 회복하며 역사적 고점 구간에 진입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거시경제와 수급 역학, 그리고 인공지능(AI) 산업의 논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이 횡보하며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구리 시장이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광산 생산의 구조적 한계가 가격 하단 지지선을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칠레 등 주요 생산지의 광석 품위(광석에 포함된 금속의 비율)가 하락하고 있으며, 구리 정광 처리 수수료(TC, 광산에서 제련소에 주는 제련 비용)가 건조 톤당 마이너스 78달러(약 -10만 4,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제련소가 구리를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이어져 향후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여기에 중동 분쟁에 따른 유황 공급 차질로 콩고민주공화국 등의 습식 제련 생산까지 위협받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전통 산업과 신흥 산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등 전통적인 구리 소비 분야는 높은 가격에 따른 구매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 그러나 AI 연산 능력 확대에 따른 고성능 구리 제품 수요는 가격에 관계없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씨티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CCL(구리 피복 적층판, 인쇄회로기판의 핵심 원자재) 산업의 가격 인상 릴레이가 시작되었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한 원가 전가가 아니라 AI 서버 수요에 따른 산업 가치의 재평가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관련 상장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구리 가공 및 소재 분야의 주요 기업인 봉화통신(600498.SH)과 전자 소재 공급망의 핵심인 생이테크놀러지(600183.SH) 등은 산업 생태계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이 당분간 톤당 9만 6,000위안(약 1,800만 원)에서 10만 5,000위안(약 1,970만 원) 사이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현재의 구리 가격 강세는 공급의 ‘엄격한 제약’과 AI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맞물린 결과다. 전문가들은 하류 산업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AI로 대표되는 신산업의 수요가 가격 둔감성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인 고물가 추세가 구리 시장의 새로운 논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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